• 초등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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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09-14 09:32
    매미
     글쓴이 : 정유철
    조회 : 5,141  
    매미 - 경서중 황고운

    방학이었던
    한 여름날의 아침, 눈을 뜨기도 전에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에
    온갖 짜증을 내며 깼다가
    귀를 막고서 다시 잠이 든다.

    어렸을 땐 시골에 놀러갈 때
    매미 소리가 신기하고 좋아서
    오빠, 아빠에게 잡아 달라고 하면서
    손으로 잡은 채 가지고 놀다가
    놓아 주었는데,
    이제는 어째서인지 시끄럽고 귀찮다.

    나의 잠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어버린건지.
    나도 모르겠다. (2006. 9. 6.)

     *나의 잠을 -> 내 잠을

    시골에서는 매미 소리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그렇게 줄기차게 귀가 따갑게 울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왜 시끄러운 소리로 생각되는가.

    내 생각은 이렇다. 사람은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 나무를 보고 풀 사이로 걷고, 흙을 땅으로 밟고 물에 발을 담그며 살아야 한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랫 동안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이다. 그런데 요 몇 십년 사이에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도시문명. 콘크리트 문화라고 할 수도 있는 이 문명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제 매미 소리도 귀찮고 짜증나는 소음일 뿐이다. 송충이는 다 잡아 죽여야 할 벌레이며, 어쩌다 멧돼지가 나타나면 총으로 쏴 죽인다. 도시에서는 고양이도 어둠속을 다니는 부랑자이다. 자연을 모르고 자연을 미워하며 자라는 이 세대가 어른이 되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금보다 끔찍할 것이라는 내 예상이 그저 빗나가길 바랄 뿐이다. (2006.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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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오덕 선생님 책을 읽고 아이들과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선생님 책에서도 많이 배웠지만 아이들 글에서도 많이 배우고 있다. 꼭 선생님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시를 보는 눈 같은 것은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잘 모른다고 두려움에 떨면서 글쓰기 수업을 안 하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한번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 글에서 많이 배운다. 그리고 글쓰기 공부를 어떻게 할 지 방향이 나온다.
    그리고 앞으로 또 아이들 글모음을 올릴 일이 있으면 글쓰기 회원 글나눔 - 글쓰기 지도사례에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