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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10-18 10:48
    용서가 필요해요 - 이수향(서울 경서중3년)
     글쓴이 : 정유철
    조회 : 4,926  
    용서가 필요해요 - 이수향

    고개를 들 수가 없어요
    그들이 가엽고 안돼서

    지옥에나 있어야 할 핵무기
    이제는 터져버렸네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사랑은 원망으로 변해가요

    용서가 필요해요
    따뜻한 구원의 손길이 필요해요

    악마가 터뜨린 그것은.
    통일의 모든 희망을 앗아갔어요

    용서가 필요해요
    그들은 원치 않는 일이었기에

    고개를 돌리지 말아요
    용서해 줘요. 사랑해 주세요.

    햇볕정책은 핵을 만들었어요
    쌀 한 톨도 보내지 말아요.

    용서와 사랑만 보내줘요.
    그들은 용서와 사랑이 필요해요.

    사랑하기를 바래요.
    그들의 가난과 고통을 슬픔을 불쌍히 여길 수 있는...

    멀어져 가는 마음을 돌려 주세요.
    똑 바로 지켜보세요. 그들이 어떻게 이겨내는지. (2006. 10. 16.)

    솔직히 말해서 이 시를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내가 그동안 한 번도 북쪽 사람들을 동포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스로 놀랐다.
    이산가족이 만나서 눈물을 흘리는 방송을 보면서 나도 가슴이 뭉클해 질 때면 한 민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방송에서 보는 북한은 오히려 적이나 돈 거래를 하는 기업쯤으로 보인다. 생각해 보면 내가 북쪽 사람과 맺은 관계나 같이 한 일도 없다. 그러니 같은 동포라고 생각하기 힘든 것도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수향이는 북쪽이 고향이다. 거기서 대여섯살까지 살고 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이 고향사람들이다. 이 시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바로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
    어쩌다보니 우리는 북한을 적이나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내야 하는 장사꾼으로 밖에 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북쪽 사람들을 우리 이웃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이다. 참 힘든 일이다. 바로 옆에 사는 사람도 이웃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어떻게 북쪽 사람을 이웃사촌으로 여길까. 하지만 그래야 한다. 외세와 가진 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는 길은 바로 우리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한 백성의 힘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밑바닥 백성들은 이웃을 이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수향이가 말하는 사랑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햇볕정책은 핵을 만들었어요.
    쌀 한 톨도 보내지 말아요.

    이것은 북한을 적으로 보는 사람들이나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아야 한다는 장사꾼들이 하는 말 아닌가. 그런데 다음 연을 읽어보니 수향이가 왜 이 말을 했는지 알겠다.

    용서와 사랑만 보내줘요.
    그들은 용서와 사랑이 필요해요.

    우리는 너무 많이 줘서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너무 많이 뭘 줬는지 따져 봐야 하겠지만 설사 줬다고 해도 나는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마구 쓰고 마구 버리는 잘사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이웃도 아니고 형제국가인 북한 동포들이 힘들게 생활을 꾸리는데 많이 주는게 뭐가 탈인가. 그런데 주는 사람이 이렇게 생색을 내고 이런 자선을 가지고 위협을 한다면 북한 동포들 자존심은 얼마나 상할까. 그러니까 수향이처럼 이렇게 말한다. 그런 쌀, 비료 안 줘도 되니까 용서해 주고 사랑해 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무슨 말일까. 그런 것 안 줘도 되니까, 자기들을 적으로 보지 마라는 것이다. 한 동포로만 봐 달라는 것이다.

    나는 모든 핵을 반대한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다른 강대국들도 핵무기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미국이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자기 말을 안 듣는 나라에는 시비를 걸 수 있는 것도 핵무기를 중심으로 한 엄청난 군사력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핵무기와 막대한 살상 무기는 눈감은 채 오직 북한의 핵무기만을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모든 핵에 반대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핵무기뿐 아니라 핵발전소도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발전소는 또 다른 모습을 한 핵폭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는 많은 핵 발전소가 있고 지금도 계속 짓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좋겠는데 나 같이 평범한 백성이 무엇을 알아 이래라 저래라 하겠는가. 다만 북쪽이나 미국이나 높은 자리에서 잘난 사람들이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다만 우리 같은 일반 백성을 볼모로 잡고 전쟁을 한다느니 하며 위협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국도 북한도 또 우리나라도 아니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무기들을 다 버렸으면 좋겠다. 그 돈을 가지고 못 살게 된 나라 사람들이 살게 해 주고. 죽어가는 지구를 살렸으면 좋겠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 밖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
    수향이는 북쪽 사람들을 굳게 믿고 있다. “똑바로 지켜보세요. 그들이 어떻게 이겨내는지.” 어떻게 생각해 보면 아무 잘못한 일 없이 또 다른 희생을 당하고 있는 북쪽 동포들이 어떤 고난에도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평화롭게 자기 생활을 일궈 갈 수 있기를 나도 바래본다. (2006. 10. 17.)

    박연위 09-05-20 11:48
     
      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