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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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10-28 21:25
    존재하는 동생!
     글쓴이 : 목선재
    조회 : 4,829  
    신생아실 쪽으로 귀를 기울여 봤다.아이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뚜렷히 병실에서 들리고 있었다.어느새 시간은 늦은 12시 정도나 되었다.할머니가 들어오셨다.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는것은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소리가 들렸다.
     "어머..얘 저거 우리 애기 울음소리 아니니?"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설마....신생아실에서 나는 소리 아닐까요?"
     무슨일이건 너무 기대를 같는것은 별로 좋지 않다.조용한 병원의 분위기를 꺠는 소란스런 울음소리....산모의 뒷수습을 하는소리...물소리... 가만히 손을 떨었다.긴장을  안할수는 없었다,분명 그랬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라는 척을 하며 간호사 언니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리와서 애기 보세요..."
     간호사 언니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얼른 애기 보러가자!"
     할머니의 손을 조용히 잡고 첫 만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2칸 이동케이스 안에 주먹만한 동생이 울고 있었다.너무 울어서 조금은 지친 표정이였다.기분이 이상했다.이게 내 동생이라니....지금 눈앞에 있는얘가 내 동생이라니..내가 무슨짓을 한거지?정신이 혼미해졌다.그떄 병실 문이 열리며 아빠가 들어왔다.말없이 뚝이의 얼굴을 보더니 무표정해 져 있는 나에게 말을 건넸다
     "예뻐?"
     "..........응"
     아직은 확실히 알수 없다.솔직히 말하자면 그다지 예쁘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기는 무리였다.얼굴까지 덥혀 있는 털은 마치 원숭이 같았고 눈은 제 초점도 맞추지 못해 나를 계속 쨰려보고 있었기 떄문이다.
     "뭐가 예뻐?너만 이제 고생인데......"
     고생.....곰곰히 생각해 보았다.뚝이가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을떄부터 지금까지....나의 선택이 잘한걸까?선택.한번 한다음에는 망설일수 없는것..누구나 한번씩은 하는것...망설여 지는것.... 그 '누구나'라는 말에 내가 포함되 있을줄은 모르고 있었다.선택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졌다. 다시 한번 생각했다.난 올바른 선택을 한거라고.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억지로 그쪽으로 유도하고 있었다.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느꼈다.산모의 뒷수습이 끝나고 조심히 엄마에게 다가갔다.아직 정신이 들지 않은것 같았다.자꾸만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오뚝이를 낳으러 갈떄와는 다르게 힘이 빠져 있었다.
     "정유라 산모님. 많이 아프세요?"
     의사선생님이 엄마를 꺠우듯 불렀다.
     "........"
     눈을뜬 엄만 말이 없었다.축 쳐져 보이는 검은 눈동자는 정확히 날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말이라도 안하면 안될것 같았다.
     "그래도 생명하나를 건졌잖아.....그게 얼마나 큰일인데....."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꺼냈다.조용한 병실속에서 시계는 계속 갔고 어느새 새벽 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작은 유리 케이스에 담긴 동생은 여전히 날 쨰려보고 있었다.초점 안맞는 소름끼치는 눈으로.문득 오뚝이에게 노래를 불러준 경험을 생각하며 말을 건넸다.
     "내가 그 꾀꼬리 목소리에 주인공이야......"
     하지만 마음은 오직 이 생각 하나로 간절했다.
     '니가 내 동생 목종찬이야?나 선택 잘한거야?우리집에 오길 잘했어?'
     묻고싶은게 태산이였다.나의 눈빛은 말할수 없는 말들을 가득 실어 뚝이 에전송하는 중이였다.아빠가 편의점에서 사온 김밥을 먹고 3층 수술실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잠이 들었다.머리속이 복잡했지만 너무 졸려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병실안에 무거운 기운이 내 눈위로 올라왔다.졸리다 못해 눈이 아팠다.그대로 잠들어 버렸다.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