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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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7-01-02 13:41
    집에온 오뚝이와 종손.
     글쓴이 : 목선재
    조회 : 4,793  
    눈 깜짝할 사이에 7일이 지나가 버렸다.즐거운 추억은 별로 없었고 늘 같은 일이 반복됬는데도 아빠가 대리러 온다는 소리를 듣고 이제는 익숙해진 교회와 주택들이 보이는 창밖을 바라보며
     '집보다 여기에 더 익숙해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30분 뒤 할머니와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이제 진짜로 집에 가는 거였다.할머니는 오뚝이가 춥지 않도록 수건으로 꽁꽁 싸매시는 중이였고 아빠는 침대에 발라당 드러누운채 TV를 보는 중이였다.웬만한 짐을 다 정리한나는
     "언제 가요?"
     라고 할머니한테 물었다.이제막 오뚝이와 엄마의 뒷수습이 끝나서 정신이 없으셨을 터였던 할머니가
     "어. 이제 가야지"
     하시고 이제서야 한숨 돌리셨다는 표정을 지으셨다.그 소리가 끝나자 마자 아빠가 일어났고 차 시동 걸어놓고 있을테니까 엄마하고 할머니.오뚝이는 조금 이따가 내려오라고 했다.나는 아빠뒤를 따라갔다.오랜만에 보는 아빠 차였다.앞좌석에 타니 늘 차에서 나던 냄새가 다시한번 집에 간다는 것을 실감시켜 주었다.오뚝이가 집에간다.가족을 보고 이름도 생긴다.10분뒤쯤 아빠가 할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얼마 안있어 오뚝이를 안고 엄마를 부축한 할머니의 모습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보였다.한여름이라서 오뚝이도 춥지는 안을것 같은데 할머니는 수건으로 꽁꽁맨 오뚝이를 부랴부랴 차안으로 대리고 왔다.주차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차는 쉬즈산부인과와 점점 멀어져갔다.사실 오뚝이를 가지기 전에는 엄마와 나와 줄곳 이곳 응암동 까지 밥도 먹으러 오고 은행에 볼일도 보러 갔었다.사실 차로 가는 거리는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차는 시원한 분수를 내뿜는 '은가어린이 공원'을 가로질러 우리집으로 들어섰다.엘리베이터 버튼이 둥글둥글한 쉬즈 산부인과 엘리베이터 버튼이 아니라서 낮설기까지 했다.2층대신 6층을 누를뻔한 사고가 생기자 나는 마음속으로 다시한번 생각했다.
     '정말 많이 정들었구나.....'
     우리집에 들어서자 그렇게 배경이 낮설수가 없었다.창밖으로 보이는 늘 보던 빌라들도 호텔같던 쉬즈산부인과 화장실까지 다 합한 너비보다 넓은 내방도 모두 처음보는것만 같았다.이런저런 낮설은 느낌과 착각속에 있는데 할아버지가 우리가족을 반기며 오뚝이를 피아노 방으로 대리고 가셨다.흐뭇한 웃음을 얼굴 가득 띄운채
     "얘가 우리집 7대 종손이야."
     라고 말씀하셨다.아빠와 엄마는 방에 있었고 할머니는 작명소에 전화를 거시는 중이였다.할아버지가 오뚝이를 보며 하는 웬만한 칭찬들은 다 알아들을수 있었는데 딱 하나
     "얘가 우리집 7대 종손이야"
     라는 말은 못알아 들었다.종손이 뭔지 궁금했다.하지만 짐정리를 해달라는 엄마의 부탁을 듣자 궁금증 따위는 씻은듯이 없어졌다.대충 정리를 한다음에 오뚝이를 보러 안방으로 들어갔다.주먹만한 얼굴에 내 손의 사분의 일크기 밖에 안되는 발.곤히 자고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었다.전에 수축사건떄 말했듯이 남이 아픈것,남의 장점을 드러내서 걱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것을 잘 못하는 나는 대놓고 좋아하진 못했지만 말이다.한참 열심히 이시던 전화를 끊으신 할머니가 나에게
     "선재야.너는 종찬이가 나아 아니면 승찬이가 나?"
     라고 물어보셨다.작명소에서 종찬이와 승찬이중에 누가 났냐고 했다고 한다.우리가족들은 부드럽게 들리는 승찬이가 낳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작명소에서는 '종찬'이 버리기 아까운 좋은 이름이라고 한다.할아버지는 아빠의견을 들어보자고 했다.나는 승찬이 더 나은것 같았지만 버리기 아까운 이름이라는 종찬에도 마음이 갔다.지금 가게에 나가있는 아빠는 어떤 이름이 낳다고 할까?그런데 이 얘기를 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줄기찬 아직은 오뚝이인 울음소리 때문일까?기저귀를 갈고 모유수유를 한다음에 목욕을 시키니 벌써 저녁을 먹을 시간이 훌쩍 넘었다.저녁을 먹고 할머니.할아버지는 안방에 계시고 나는 엄마와 종찬이가 있는 방에 들어왔다.이불이 펴져있는 피아노 방에 발랑 드러누우니 배도 부른게 나른했다.원래 잘려는 생각도 없었을터라 발딱 일어났지만 딱히 할일도 없었다.갑자기 아까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종손은 목씨면 목씨.김씨면 김씨 집안의 자손들을 일컫는 말이야?아까 할아버지가 오뚝이한테 7대 종손이라고 했잖아.그럼 나는 6대 종손?"
     이라고 질문을 했다.그러자 엄마는
     "선재야.우리나라가 아직 남녀 차별 문화가 많이 개선됬다고는 하지만 조금 남아있잖아 종손은 각 집안의 남자 자손들을 말하는 거야."
     라고 말했다.남자자손?여지껏 남녀 차별 문화가 있다는것을 알기는 했지만 느껴 본것은 처음이였다.더군다나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문화라고 생각한다니...갑자기 화가 나서
     "나 목씨 종손인가 뭔가 해달라고 부탁해도 안해!"
     라고 말했다.
     "그래 목씨 종손 하지마 엄마도 아니니까."
     하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처음으로 남녀차별문화를 이렇게 심하게 느껴본 나에겐 웬지 오뚝이가 달갑지가 않았다.갑자기 오뚝이와 나는 다른 삷을 사는것 같았다.
     

    박솔아 09-05-20 11:54
     
      오뚝이가 뭐예용?
    박솔아 09-05-20 11:54
     
      혹시??? 강아징??? ㅋㅋ
    그럼 됫꼬
    박연위 09-05-20 11:58
     
      애기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