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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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08-05 16:11
    엎드려 인사드립니다.
     글쓴이 : 박종호
    조회 : 6,255  
            이번에 어머니 상을 당한 일로 여러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먼 길을 달려와 조문해 주셨습니다.
    고맙고 죄송한 마음으로 엎드려 인사드립니다.

    어머니는 올해 일흔 두 살, 평생을 고향(충북 단양군 영춘면 장발리)에서 농사를 지으셨고, 다섯 남매를 낳고 기르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가르쳤습니다.

    자식들이 이제 그만 농사를 접고, 함께 살자고 매달린지 십년이 넘도록 농사 짓는 일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한 달전 막내 외손녀 돌잔치에서 만났을 때 제게는 올해까지만 농사를 짓겠다고 하셨는데, 그만 그 말을 지키기라도 하듯, 큰 비가 내리는 날, 마치 자식처럼 그렇게 가꾼 밭에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밭과 내와 들판을 오가면서 평생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사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큰 상처 없는 얼굴로 자식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으려고 그렇게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면서 자꾸만 제가 살고 있는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뭐 하나 제대로 여물지 못한 채 겉모습에 취해서 허투루 휘둘리고 사는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평생을 그렇게 곡식 농사, 자식 농사에 온 힘을 다하셨듯이, 저도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합니다.

    어머니상을 치르는 일에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2006년 8월 5일
    박종호 올림

    이주영 06-08-11 14:15
     
      그 슬픔을 뭐라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