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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8-08-18 19:29
    여름연수회를 마치고 나서
     글쓴이 : 김익승
    조회 : 7,269  
            벌써 하루가 지나갔어요. 남해에서 보낸 2박 3일이 꿈처럼 아름답게 떠오릅니다.
    비가 오는데, 오늘은 보금자리에 돌아가셔서 편히 쉬고 계신지요? 아니면 열심히 일터에서 일하고 계실 테지요.

    올라오는 찻속에서 내내 잠을 잤는데도 오늘 아침에 늦잠까지 자고 이제사 정신이 들었어요. 여섯 달 있으면 다시 만날 얼굴들인데도 왜 이렇게 한 분 한 분 모두 그리운지요? 헤어질 때 악수 청하다가 쑥스러워 몇 차례 망설이다가 그냥 헤어진 분들 손을 꼭꼭 다 잡지 못한 것까지도 아쉬워집니다.

    서울 가까운데서 편히 연수회에 참석하다가 남해로 가는 길은 새로웠습니다. 이현주 목사님 말씀처럼 저는 올림픽 경기 중계 텔레비전은 조금만 보고, 차창 밖 경치를 보며 우리 나라 산천 곳곳을 살피는 재미에 지루하지가 않았어요. 남해에 가까이 갈수록 바깥 경치가 소박해집니다. 산비탈 다랭이 논이 그렇고, 길고 커다란 남해대교를 건너면서 보이는 양쪽 그림들이 다른 곳에 견주어 덜 개발된 원래 모습 가까운 그대로가 느껴져서 참으로 푸근했어요.

    고향 학교 같은 연수원에 가니, 건물 속보다 운동장 잔디를 보니 뛰어놀고 싶었어요.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보이니, 마음은 자꾸 수련원 바깥 세상으로 나가려고 해요. 꾸욱 참고 연수를 진행했지요. 남해에서 하는 연수라 '남쪽 분들이 많이 오셔야 할 텐데!' 마음 졸였는데, 많이들 오셨어요! 최진수 선생님과 창원 마산 남해 밀양... 선생님들, 애 많이 쓰셨어요! 몇 분 못 오셔서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해주신 전라도에서 오신 선생님들, 반가웠어요! 삼척 식구들처럼 멀고 먼 길을 고생고생하며 오신 분들은 첫날 저녁 밥도 제대로 못 드셔서 안타까웠구요! 그래도 예정 인원을 넘게 참석해서 뜨겁게 공부하니 즐거웠어요! 아이들 앞에 반드시 교사로 서고 싶어하는 정현태 남해 군수님이 '담쟁이'를 읊으시며 보여준 교육 사랑도 좋았습니다!

    윤태규 선생님, 아버님이 편찮으신데 무거운 발걸음으로 오셔서 후배들에게 귀한 가르침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님이 어서 건강해지시길 기도드립니다! 24일 이오덕 공부 마당 오실 때는 아버님의 건강이 좋아지셨다는 기쁜 소식을 기다립니다. 뜨거운 아이들 사랑을 주체 못할 만큼 온 몸으로 실천하시는 주순영 선생님, 언제나 아이들 벗으로 겸손하게 서 계신 박정기 선생님, 담임이 아닌데도 귀한 사례를 써 준 최진수 선생님, 일학년 아이들 사랑에 푹 빠져 있는 이영근 선생님 발표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아쉬운 것은 원고를 보내신 분들 가운데 연수에 참가하신 문재신, 이기주, 김종욱 선생님 글을 가지고 이야기 나누지 못한 것입니다. 모둠토론 때라도 이야기 나누었어야 하는데... 세 분께 미안합니다!

    대동놀이 시간에 맛난 먹을거리 마련하느라 수고하신 김미경 선생님과 김정순 선생님, 서울경기글쓰기회  선생님들, 덕분에 맛있는 것 잘 먹고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었습니다. 흥을 돋구어 준  김종만 선생님, 옆 사람은 알아들을 수 있지만, 마주 앉은 사람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들리지 않았음(*저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다른 분들도 다 그랬다는군요)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즐겁게 맞장구쳐 준 모든 분들! 그래도 얼굴 표정으로 마주이야기가 끊임 없이 이어졌지요.

    일본에서 시간 내어 와 주신 김송이 김미자 선생님, 다음 연수회 때는 같은 뜻 가진 일본 사람들을 더 데리고 오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이현주 목사님 말씀처럼 넉넉한 마음을 지니고도 싶구요. 일정연수 도중인데도 연수에 참가해 주신 선생님들까지 있었지요.
    연수를 마치고 나니, 고마워해야 할 분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바쁘실 텐데도 즐겁게 큰 도움을 주신 김미경 선생님, 창원 남해 서울경기 선생님들, 연수도 제대로 못 받으시면서 고생 많으셨지요. 고마움 잊지 않을게요. 이 모든 일을 잘 이끌어 주신 이영근 교육조직부장과 연수 도중에 다녀가신 주한경 총무님, 늘 고맙습니다!

    이번 일요일(24일)은 <제 3회 이오덕 공부마당>입니다. 형편이 되시는 분들은 가까이 있는 분들 손에 손을 잡고 많이들 와 주세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우리 아이들과 행복하세요!

    사무총장 김익승 올림

    이주영 08-08-18 22:25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좋은 연수가 되었습니다.
    주한경 08-08-18 22:50
     
      개인적인 일로 참여 못했습니다. 일 하신 분들 수고 하셨습니다.
    김미경 08-08-19 09:50
     
      잘들 가셨는지요?
    여러활동을 하면서도 마음가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 글쓰기회가 제 마음을 묶어놓는 곳 중 하나입니다.
    한 일도 없는데 고맙다하시면 제가 어디로 숨고 싶어집니다.
    좋은 시간,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힘이 났습니다.
    이리저리 남해를 뛰어다녀도 힘이 펄펄 솟아나던 이영근선생님, 푹 쉬십시오.
    이영근 08-08-19 10:14
     
      고마운 마음을 편지 쓰려 들어왔더니 역시 우리 사무총장님께서 먼서 쓰셨군요. 저는 답글로 제 인사를 대신 하겠습니다.

    어제(18일) 어머님과 조카 둘을 데리고 아침 일찍 올라왔습니다. 비가 내리더니 식구가 함께 서울랜드에 가니(시골 사는 조카에게 선물로) 비가 그치더군요. 사람도 없이 잘 놀았네요. 그리고는 저녁에 삼겹살 먹고 뻗었죠. 참, 삼겹살 먹을 때도 소주는 안 마셨다는^^ 그리고 아침 7시에 우리 반 아이들 만나서 운동장에서 놀다가 지금은 교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전국에서 먼길 오셔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신나게 어울리고 재미나게 노시는 모습, 참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공부와 놀기는 으뜸이었네요. 불편한 자리, 죄송했네요. 다음에 연수 준비를 할 때는 더 편하게 앉아 공부할 수 있는 것을 챙길게요. 그래도 아무 말씀 없이. 뒷풀이로 놀 때는 더 풍족하게 드리지 못 해 아쉽죠? 많이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그렇네요. 장 보러 가서 보통 때보다 많이 샀는데도 일찍 없이지더군요. 그만큼 분위기가 좋았나봐요. 그래서 보리 식구 도움으로 작은 구멍 가게 주무시는 아주머니를 깨워 그 가게에 있는 맥주와 소주를 다 사 왔는데도 역시 모자라더군요. 참 대단해요.^^*(참고 우리가 먹은 술- 맥주 뚱땡이 큰 것: 44개, 중간 것: 10개, 병맥주 한 상자, 소주: 16병, 우와~)

    김미경 선생님, 서울경기식구들, 정순샘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연수를 준비하면 늘 긴장되고 걱정이 앞서요.
    오고 갈 때 힘들면 어쩌나? 시설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공부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나? 자료집에 실수가 많으면 어쩌나? 먹는 것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일회용품(젓가락은 죄송), 간식이 마음에 거슬리면 어쩌나? 잠자리가 불편하면 어쩌나? 시간이 자꾸 안 맞게 되면 어쩌나?...... 늘 이런 걱정이 가득하죠.

    사실, 글쓰기회 연수 준비하고 마칠 때 쉽지 않음을 느껴요. 오래 하신 분들 눈높이와 처음 오시는 분 눈높이 차이가 크거든요. 그 차이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되도록 적게 느끼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오래 하신 분들은 불편해도 글쓰기회 정신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시고, 처음 오신 분들은 조금이라도 편하면서도 즐겁게 공부하기를 원하니까요. 이번 연수는 서로가 잘 맞춰간 것 같기도 하네요.

    멀리 강원에서 오신 선후배님들, 참 고맙습니다. 계시니 더 빛이 납니다.

    써 주신 후기를 읽어봤어요.
    시간 못 맞추는 것이 더러 있네요. 옳으신 지적이죠. 그런데 연수회 때마다 이런 지적을 받으니 제가 아직 많이 모자라나봐요. 그런데 다른 몇 분은 시간 제약을 너무 하니 진행이 매끄럽지 않다고 하시거든요. 다음에는 저나 진행하시는 분, 발표자 모두가 시간을 더 잘 지키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참, 첫날 인사할 때 모두가 말씀하실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드린 것은 일부러 그랬어요. 인사를 마치고 다른 일정이 없는 까닭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모두가 모인 곳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그 시간 밖에 없으니 그렇게 했네요.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참, 사실 저 물놀이 때 다쳤어요. 사고가 없어야하기에 말씀을 안 드렸죠. 물놀이 때 돌맹이에 부딪혀 앞니가 조금 깨졌어요. 그래서 떨어져 나갔네요. 크게 웃으면 표가 나죠. 그래서 뒷풀이나 다음 날 이를 보이며 웃지 못 했네요.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죠. 정순샘이 보고 웃더군요. 저 배고는 아이들이나 오신 회원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잘 마쳤으니 다행이네요.

    사무총장님, 마지막에 해 주신 말씀처럼 제 사는 모습 그대로 간직하며 더 열심히 살게요. 이광우 선생님(사모님), 격려 고마워요.

    영근샘 드림
    강연미 08-08-19 10:44
     
      선생님! 남부터미널 버스에서 저를 단번에 알아보시고 연수자료도 건네주시던 선생님의 푸근한 얼굴과 친절에 참 감사했습니다.
    마음은 있으면서도 처음으로 참가한 연수였어요. 곰팡이내 나던 제 마음에 볕을 쬔 느낌입니다. 제주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바다 풍경도 보고 참 좋았습니다.
    선생님의 총평 말씀 들으면서 가슴에 울림이 많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최진수 08-08-21 08:46
     
      급한 일이 생겨 일찍나와서 끝까지 챙겨 보지 못했습니다.
    남해가 우리 경남이라 고향아닌 고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연휴 끝자락에 멀리까지 몇 번이나 버스를 옮겨 타고 오신 분들을 고생 많았지요.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야 차편이 잦지만 내려오는 길은 그렇게 흔치 않았으니 말입니다.

    백 명 가까이 늘 모여 새로운 사람들, 오래동안 잇는 사람들이 모여서 늘 고민하는 것들이 또 나타나고 더 깊은 고민도 나타나지만, 그런 과정에서 다시 생각하고 다시 해석해보고 다시 가다듬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늘 비슷한 내용, 비슷한 말이 나올 듯 해도 사람마다 보고듣고 생각한 것들이 어찌 그렇게 해마다 다르고 새롭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해마다 다르듯 우리 삶도 그렇게 같은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수를 다니는 나름대로의 깊은 맛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연수 준비하는 분들이나 받으러 오신 분들 어느 분 하나 자기 삶을 가꾸지 않으신 분이 없습니다. 자기 삶을 가꾸는 노력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연수였습니다.
    김익승 08-08-21 17:34
     
      영근 선생님, 오복 하나인 이빨이 부러졌다구요? 어쩌나! 정순샘, 무척 속상하겠다!(미안타고 많이 사과하시고 조심조심하겠다고 다짐하세요) 최진수 선생님 말씀처럼 어쩌면 한 분 한 분 모두 조금씩 많이씩 달라서 그리도 아름다운지요! 먼저 가셔서 올 때 조금 허전했어요! 이게 '세월의 정'인가요? 남쪽 분들(우린 북쪽 분들인가!!?), 정말로 고마웠어요! 그리고 서울 가까이 사시는 분들은 이번 일요일 <제3회 이오덕공부마당> 주위분 손에 손잡고 많이 오셔야 이오덕 선생님 하늘에서 기뻐하실거예요. 서울은 박종호 이주영 선생님 중심으로 행사 준비로 바쁘답니다. 오시는 거보다 큰 응원은 없거든요! 못 오시면 마음은 꼭! 댓글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