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지도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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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3-01-23 21:27
    글을 쓰고 함께 읽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자란다
     글쓴이 : 박선미
    조회 : 2,459  
    글을 쓰고 함께 읽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자란다
                              박 선 미 / 부산글쓰기회․부산 ○○초등학교

    “어제 속상했던 일 썼죠? 오늘은 그 글 읽어 볼까요?”
    “다 읽어 줄 거예요?”
    “목 안 아프면”
    나름대로 속엣말들을 풀어내었으니 함께 읽는 게 좋겠지. 새봄이 글을 읽어 주었다. (2013년 1월 연수자료집 167쪽)
    “우리 엄마도 인자 학교 오기 싫대요. 니는 손도 한 번 안 들데, 챙피하다 그라잖아요.”
    “우리 엄마는 공부할 때 딴짓했다고 억수로 십었다.”
    “난 민영이 땜에 열 받았어요. 민영이는 발표도 잘 하더라, 민영이 뽄 좀 봐라 하고 자꾸 그라거든요”
    여기저기 볼멘소리들이 나오고 새봄이는 헤벌쭉한 얼굴로 앉아있다.
    다음 수영이 글을 함께 읽는다. (2013년 1월 연수자료집 168쪽)
    “맞아요, 샘들도 잘 십어요.”
    “한 번 걸리면 맨날 그래요. 지겨워 죽겠어요.”
    승환이 글(2013년 1월 연수자료집 168쪽)은 읽어 주고 나서 끝에 내가 써 놓은 글 이야기도 함께 보여 주었다. 다들 텔레비전 화면에 빨려들어 갈 듯 들여다본다.

    ☞야야 이야기 : 
    그러고 보니 나도 이렇게 잘못하고 있구나. 승환이가 이름을 자주 안 썼지만 한 번도 안 쓴 건 아닌데. 그런데 “맨날 이름 안 쓰고” 했으니 승환이 속상할 만하다. 그러고 보니 ‘맨날’이란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자주 쓰는 내 입버릇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겠구나. 그리고 깊은 뜻 없이 그냥 한 말 같은데 아이들은 그렇게 기가 죽었구나. 동무들 다 있을 때 꼭 사과해야겠다. 경우가 내 준 숙제 덕에 오늘 한 시간 재미있게 공부한다 싶었는데, 나한테 아주 귀한 공부가 됐다. 

    글 이야기까지 읽고 나서 아이들에게 고개를 숙여 꾸벅 절을 했다.
    “미안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몇몇이 손뼉을 쳐 준다. 아이들은 늘 이렇게 인심 좋다.
    “승환이에게 미안하고요, 저도 모르게 여러분 기를 죽였던 것 같은데 정말 미안해요. 저도 잘 모르는 입버릇이 여러분 속을 상하게 했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이제 ‘맨날’ 이란 말은 제대로 맞는 곳에만 쓸게요.”
    승환이 입가가 벙그레 올라가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승환이가 숨기지 않고 속에 있던 말을 써 주어서 제 나쁜 버릇을 알게 된 거예요. 승환이한테 고마워요. 그리고 제가 이런 말 했을 때 속상했던 걸 참고 넘어가 준 여러분 모두 고마워요.”
    “다시 써도 돼요?” 
    “다른 거 한 번 더 써도 돼요?”
    “물론이죠. 얼마든지.”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사과도 받고 보니 더 쓰고 싶은 게 있나 보다. 다시 고쳐 쓰고 싶기도 하겠고. 쓰고 싶은 것이 더 생긴 것만으로도 어제 오늘 공부는 잘 된 건가? 두어 편 더 읽고 나니 국어시간이 끝났다.
    “남은 글은 다음에 또 읽어야겠어요.”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다 몰려나가는데 경우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샘, 금요일에 손바닥문집 줄 거예요?”
    “지난주에 해서, 다음 주에 할라고 했는데.”
    “아, 그냥 이번 주에 하면 안 돼요?”
    “많이 안 바쁘면 해 보지, 뭐. 그런데 내일까지 될까 모르겠네.”
    “해 보세요.”
    “경우가 손바닥문집을 이렇게 기다릴 줄 몰랐네.”
    “이번에만요. 그리고요오오오”
    “어, 그리고오오오 뭐?”
    “내 글도요, 야야 이야기 꼭 써 주세요.”
    뒤에 글 이야기를 써 붙이라는 말이다. 모든 글에 다 쓰지 않고 가끔 몇 편씩 골라서 썼더니. 
    “잘 써 줘야 돼요.”
    잘 써 달라고? 손바닥문집에 꼭 넣어달라더니 이제는 어서 만들어라, 야야 글 이야기도 써 달라 주문이 많다. 제 속이 아직도 다 풀리지 않았다는 말이겠지.
    영서가 좀 더 보충하겠다고 글쓰기 종이를 받아 가더니 다 썼다고 들고 왔다. 처음에는 몇 줄 안 되게 썼더니 오늘 읽은 글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는지 아주 길게 썼다. 창용이랑 몇몇도 다시 썼다고 종이를 내민다.
    아이들이 주고 간 글을 읽고 있는데 경우가 집에 가다 말고 도로 들어와서 또 한 번 다짐을 받는다.
    “손바닥문집 금요일에 주세요, 야야 이야기도 써야 돼요.”
    그러고 보니 손바닥문집에 공개하기 전에 ○○선생님께 미리 얘기해 보는 게 좋겠다 싶다. 오후에 좀 한가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선생님하고 따뜻한 차 한 잔 나누어 마셨다.
    “선생님, 그저께 저희 반 경우 혼내셨다면서요?”
    “어, 경우? 그 쌍둥이 말이지요? 아 그러게, 어찌나 신발을 던지는지 안에 있으면 깜짝깜짝 놀랜다니까요”
    “아이들이 신발을 많이 던지는 갑지예?”
    “그러니까요, 신발을 던져대니까 문짝에 쿵, 신발장에 쿵. 요새 신발이 얼마나 무거워요. 쿵쿵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랜다니까. 그라고 운동장에서 흙 묻혀 와서 여기서 던져대니까 우리 복도에 흙은 또 얼마나 많이 흘리는데. 지북지북하다니까”
    ○○선생님 말을 들어보니 짜증스럽기도 하겠다. 아이들 쪽에서 보면 어쩌다 한번 재미삼아 던지는 거겠지만 교실에 앉아 있다가 쿠다당 소리가 들리면 놀라기도 하고, 흙이 지북지북 떨어지니 빗자루로 쓸 때마다 화도 나겠구나.
    “여기는 선생님이 청소 다 하시니까 찌증도 나겠어요.”
    “그러게요. 근데 쌍둥이 금마가 선생님한테 와서 뭐라 하던 갑지? 그저께 딱 걸려서 혼났거든.”
    “예. 신발을 안 던지고 널짰는데 혼났다고 억수로 억울해 하던데예.”
    “그럴 리가. 내가 딱 봤는데.”
    “흐흐 이거 경우가 쓴 글인데 함 보시겠습니꺼?”
    경우 글을 읽고 ○○선생님이 웃는다. 종이를 건네주면서 그러신다.
    “진짜로 이랬으면 억울하긴 하겠다.”
    “그쵸? 그날은 안 그랬던 거 맞는 거 같아요.”
    “근데 임마 글 잘 썼네. 1학기 때 신 선생님 말로는 아무것도 안하고 
    똘똘 뭉쳐서 내삐린다카던데.”
    “다른 거는 아직도 더러 그럽니다. 근데 이 이야기는 얼마나 푹 빠져서 썼는지 몰라예. 그만큼 절실했다는 말이겠죠?”
    “그러네, 나도 성질 급한 것 좀 죽여야 되는데. 일단 한 번 들어 줬어야 되는데… 쫌 미안하네.”
    “샘, 그러면 이거 우리 반 손바닥문집에 실어도 되겠어예?”
    “그럼, 되지. 뭐 어때서.”
    “집에 가져가면 학부모들이 볼 텐데, 샘 체면 구길까 봐서요, 흐흐”
    “뭐어, ○○선생님이라고 썼으니까 상관없어요.”
    ○○선생님은 생각 밖으로 아주 시원스레 받아 주셨다. 그리고 미리 이렇게 이야기한 것도 잘했다 싶다.
    교실에 돌아와서 아이들이 주고 간 글을 읽다 보니, 손바닥문집을 빨리 만들긴 해야겠다. 아이들이 이렇게 나름대로 절절한 이야기들을 썼는데 속이 좀 풀리려면 이걸 세계만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글과 관계있는 사람들은 읽 어줘야 되겠다. 영서, 창용이, 새봄이, 수영이… 모두 우리끼리 읽고 지나가는 것보다 발표하는 자리가 있긴 있어야겠다.

    턱이 째졌다 / 이영서
    나는 저번때 스포츠클럽 시간에 ♡♡선생님이 고리던지기를 한다고 했다. 줄넘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고리던지기를 한다고 해서 신났다. 나는 재미있겠다고 뛰다가 체력단련실 바닥에 넘어졌다. 그냥 내 혼자 넘어졌다. 누가 밀었던 거는 아니다. 얼굴이 앞으로 세게 박으면서 넘어졌는데 턱이 엄청 아팠다. 턱이 아파서 손을 대고 누질렀는데 피가 나왔다. “야, 영서, 니 피난다.” 아이들이 말해서 보니까 진짜로 피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선생님이 와서 턱을 보더니 “우짜노 기워야 되겠다.” 하면서 보건실로 데리고 갔다. 보건선생님이 약을 바르고 붕대를 발랐는데 ♡♡선생님이 “할 때마다 장난을 치더마는 이래 되잖아. 인자 장난치면 안 되는 거 알겠제” 해서 쫌 짜증이 났다. 무서워죽겠는데 자꾸 장난치다가 그랬다고 하니까 싫었다. 엄마 올 때까지 우리 교실에 갔는데 야야 선생님한테 또 내가 장난치다가 그랬다고 말해서 나는 속이 상했다. “영서가 장난을 좀 치긴 치죠?” 하면서 ♡♡선생님 편을 들었다. 나는 야야 선생님도 좀 미웠다. ♡♡선생님 편만 들고. 엄마가 오면 병원에 가서 기워야 되는데 자꾸 장난치는 이야기만 하고. 나는 기분이 나빠서 더 크게 울었다. “영서야, 아프제? 그래도 울면 힘이 들어가서 더 아프다. 좀 참아보자.” 야야 선생님이 달래줘도 기분이 나빴다. 그때 나는 ♡♡선생님이 무지하게 짜증났다. 그래도 지금은 ♡♡선생님이 좀 좋다. 왜냐하면 나는 스포츠클럽 시간이 재미있고 좋기 때문이다. 
    ☞야야 이야기 : 
    학교에서 공부시간이나 노는 시간에 다칠 수도 있다.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가 다치기도 하고, 조심하지 않아서, 더러는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를 하고 조심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으로 다칠 때도 있다. 선생님과 함께 한 자리에서 아이들이 다치면 빨리 응급처치를 할 수 있어 다행이긴 하다. 그렇지만 좀 껄끄러운 일도 생긴다. 선생님이 함께 있다가 다쳤다면 우선 선생님들 스스로가 느끼는 책임감도 있고 일이 커졌을 때 선생님이 져야할 책임이 무겁게 따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평소에 장난이 심한 영서가 또 장난을 치다가 그랬다는 걸 자꾸 말하게 된 것도 그 책임에서 좀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걸까. 물론 모든 책임을 영서한테 미루려던 건 아니라도, 선생님도 모르게 그리 되었을 테지. 그렇지만 어린 영서가 볼 때는 많이 섭섭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말을 들은 나도 겁에 질린 영서보다 ♡♡선생님 말에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이 영서에게는 참 섭섭했을 것 같다. 나는 우리 반 아이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선생님을 좀 다독거린다는 것이 오히려 영서를 더 속상하게 한 꼴이다. 다쳐서 아프고, 겁에 질린 영서를 먼저 안아 주고 다독거려 줘야 하는데. 어른들이 조금만 마음 쓰면 될 것을, 어린 동무 영서에게 상처를 줬다. 영서야 미안해.

    나는 울고 싶지 않다 /김창영
    나는 어른들이 야단치면 잘 운다. 뭐라고 말을 할라고 해도 눈물이 먼저 나온다. 우리 아빠는 머스마 새끼가 잘 운다고 더 혼낸다. 그래도 나는 눈물이 나는 걸 못 참는다. 저번때는 형아가 내 줄넘기를 잃어버렸다. 다음날에 우리 반 줄넘기 급수 재는 날인데 밤에 달라고 하니까 없다고 했다. 학교에 가져가서 잃어버렸다고 했다. 형아는 자기꺼 잃어버리고 내꺼 빌려가서 또 잃어버렸다. 내일 아침에 또 사달라고 하면 분명히 혼날 건데. 
    “그러면 형님 니가 엄마한테 말해서 사달라고 해라” 하니까 형아는 “니꺼니까 니가 말해라” 했다. 형아 지가 잃어버렸으면서 내보고 말해라고 한다. 
    “그러면 내만 혼나잖아.” 
    “몰라, 나는 인자 줄넘기 없어도 되니까 니가 필요하니까 니가 말해야지.” 
    나는 우리 형아가 저렇게 치사할 줄 몰랐다. 그때 나는 눈물이 났다. 눈물을 닦으면서 참고 있는데 아빠가 왔다. 
    “일마 이거 와 또 찔찔거리노?” 
    “줄넘기 잃어버렸다고 그라잖아요.” 
    “머스마 새끼가 그깐 거 같고 찔찔 짜나?”
    나는 그때 만약에 힘이 세다면 형아랑 아빠를 다 갈겨버리고 싶었다. 진짜로 속상하고 억울했다.

    아이들 글을 읽다 보니까 우리 어른들이 꼭 읽고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누어야 할 글이다. 이번에는 이 글들만 모아서 손바닥문집을 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문집틀에 넣는다.
    다음날 금요일. 경우가 왔다. 오자마자 앞으로 나와서 확인한다.
    “샘, 다 했어요? 글 이야기도 썼어요? 쫌 보여주세요.”
    “보여주기 싫은데.”
    “복사하기 전에 보여줘야 돼요.”
    “왜?”
    “잘 썼는지 볼라고요.”

    ☞야야 이야기 : 
    경우가 보통 때 쓴 글을 보면 연필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글씨가 늘 흐늘흐늘하다. 받침이며 획이 딱 떨어지지 않고, 흘리며 그리듯이 써서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다. 힘을 주어서 반듯하게 써 보라고 해도 서너 줄도 쓰기 힘들어한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중간에 몸을 비비 꼬며 싫증도 내지 않고, 하다가 꽁꽁 구겨서 던지지도 않고, 그만 써도 되느냐고 들고 나오지도 않았다. 지웠다가 다시 쓰고 줄을 그어버리고 다시 쓰고, 꾹꾹 눌러 온 힘을 다해 쓴 듯한 글.
    꾹꾹 눌러 쓴 이 글씨에 억울한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것 같아 글을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아릿하다. 그리고 ‘손바닥문집에 꼭 넣어주세요’ 이 마지막 한 마디에 남은 억울함을 다 담아 놓은 듯하다. 

    “이래 쓰면 되겠나?”
    천천히 읽더니 뭔가 부족한 모양이다.
    “끝에요, 내가 억수로 억울했다는 말 좀 쓰면 안 돼요?”
    “이렇게만 써도 알 것 같은데?”
    그러고 몇 줄을 더 썼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여주면, 아이들이 덜 억울하고 덜 속상할 것이다. 나도 좀 성급하게 판단할 때가 있는데, 경우 글을 보니 우리 어른들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으면 좋을 것 같다. 화를 내기 전에, 내가 본 것이 모두라고 믿지 말고 아이들 말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겠다.

    “인자, 됐나?”
    “쫌”
    인심 쓰듯 겨우 허락해 준다.
    드디어 집에 갈 시간, 손바닥문집이 나왔다. 모두 하나씩 받아 가는데 경우가 하나 더 달라고 한다. ○○선생님한테 꼭 줘야 한단다.
    오오, 궁금하다. 저걸 들고 ○○선생님한테 가서 어떻게 할지.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조용해지기를 기다려다가 달려갔다.
    “선생님, 경우 왔던가예?”
    “응, 글마 왔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고, 귀여웠다고예?”
    “노크를 어찌나 크게 하던지, 누가 쾅쾅쾅 두드리는 거라.”
    자기 속엣말을 다 썼으니 얼마나 당당했을까? 경우 모습이 떠오른다.
    “네 했더니 발소리를 탁탁탁 내면서 들어오데. 눈을 새침하게 착 내리깔고 이거 쫌 보세요 하더마는 휙 돌아서서 나가데. 아주 도도하게”
    “선생님이 그렇게 받아줘서 글마도 속이 풀렸을 겁니더. 고맙습니다.”
    “읽어보니까 속이 상했겠더라고. 내가 성질이 급하긴 급한 기라.”
    유치원 다니는 손자를 키우셔서 그럴까, 선생님이 경우를 귀엽게 잘 받아주셔서 고맙다.
    “쪼매난 선물이라도 하나 사서 정식으로 사과를 해야겠어요.”
    아, 그래. 선물을 받고 선생님의 사과까지 받으면 경우는 그동안 쌓인 것이 스르르 풀릴 것이다. 함께 글을 써서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배우면서 자란다는 걸 이렇게 또 한 번 깨닫는다.
    그러고 나서 월요일. 경우가 쉬는 시간에 나가지도 않고 뭘 끄적끄적 하더니 “일기요” 하면서 내민다.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아침에 엄청 추웠다.
    <○○선생님이 사과하고 선물도 주셨다>
    성우랑 일찍 와서 성우 교실에 갔다가 우리 교실에 갔다가 하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이 좀 올래 했다. ○○선생님 따라 들어갔는데 선물을 주셨다. 그리고 사과한다고 했다. “경우 글 잘 읽었어. 끝까지 듣지도 안 하고 화내서 미안해. 내 사과 받아줘요. 미안해요.” 라고 하셨다. 나는 선물은 안 줘도 되는데 선물도 주었다. 연필도 들어있고 미니 자도 있고 지우개도 있었다. 예쁜 것이다. 선생님이 사과하니까 좋다. ○○선생님도 좋은 선생님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기분이 좋다.

    아침에 선생님이 사과를 했으니 얼마나 좋았던지. 쉬는 시간에 오늘 일기를 쓱쓱 다 쓴 것이다.
    “경우야, 내 속도 시원하네. 근데 이 일기 다음 손바닥문집에 넣어야겠다.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거거든.”
    “그러던지요.”
    무심하게 말하는 듯하지만 경우 입은 벙글 대로 벙글었다. 아, 내 속도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