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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7-09-19 09:25
    [굴렁쇠새책]이오덕 선생님의 창작동화집이 나왔어요!
     글쓴이 : 김찬곤
    조회 : 4,985  
            종달새 우는 아침
    이오덕 동화집·김환영 그림

    쪽수 : 196쪽
    값 : 8,500원
    크기 : 170×225
    출판한 날 : 2007년 9월 10일
    더 알아 보려면 : 굴렁쇠 편집부 062)574-6104

    책 소개

    '이오덕' 하면 '우리 말 운동을 하신 분' '어린이문학 평론을 하신 분' '동시를 쓰신 분' '글쓰기 운동을 하신 분'을 떠올린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런 일을 하시면서도 틈틈이 동화를 쓰셨다. 여기 《종달새 우는 아침》에 묶어 놓은 동화는 선생님이 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동화다. 모두 열세 편이다.
    이 동화 묶음집은 원래 종로서적출판주식회사에서 1987년에 냈다가 절판한 책을 다시 새롭게 낸 것이다. 그런데 1987년 판에는 열세 편 말고도 네 편이 더 실려 있다. 하지만 이 네 편은 동화라기보다는 '수필'에 가까워 이번 동화집에서는 뺐다.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이 동화집을 내려고 손수 다듬어 놓으셨다. 그런데 선생님도 이번 동화집에서 뺀 수필은 따로 다듬어 놓으시지 않으셨다. 아마 선생님도 책을 다시 내게 되면 이 네 편을 빼고 낼 마음이었던 같다.
    선생님 삶과 글이 그렇듯 선생님의 동화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관료 정신에 얽매여 있던 한 교장 선생님이 어렸을 때 일을 생각해 내고, 결국 어린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자신이 얼마나 꽉 막혀 있는 어른이었는지 깨닫는 동화 〈버찌가 익을 무렵〉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의 본성을 억누르는 것에 맞서 스스로 그 본성을 지키려는 아이들을 통쾌하게 그려 낸 동화 〈종달새 우는 아침〉과 〈꿩〉이 있다. 또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을 우리와 똑같은 '목숨'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는 동화 〈가을바람이 실어 온 편지〉 〈수만이의 병〉 〈한낮에 일어났던 일〉이 있다.
    물론 선생님이 늘 말해 왔던 우리 나라 글쓰기 교육의 문제를 다룬 동화 〈글짓기 시간〉과 〈동시 학교〉도 있다. 또 우리 아이들이 그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고 글로 쓸 수도 없는 이야기를 써서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 주는 동화 〈밤중의 교실〉도 있다. 또 아이들이 읽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화 〈첫날〉이 있다. 또 읽는 내내 마음이 더없이 경쾌해지는 판타지 동화 〈현수의 나팔〉도 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이 잔잔히 울리는 동화 〈길〉과 〈산〉이 있다.
    읽어 보면 느끼겠지만 요즘 동화와 견주어 보면 실로 만만치 않은 주제를 다룬 동화가 아닐 수 없다.

    글쓴이 이오덕

    이오덕 선생님은 1925년 11월 14일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덕계리에서 태어나셨고, 2003년 8월 25일 새벽 충청북도 충주시 신니면 광월리 무너미마을 고든박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1944년 2월부터 1986년 2월까지, 주로 농촌 학교에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살아생전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아이들을 살리는 어린이문학, 우리 말 살리는 일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쓰고 엮은 책으로는 《일하는 아이들》 《시정신과 유희정신》 《아동시론》 《거꾸로 사는 재미》 《우리 글 바로쓰기1·2·3》 《우리 문장 쓰기》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 《문학의 길 교육의 길》 《나무처럼 산처럼1·2》 《어린이책 이야기》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감자를 먹으며》 《고든박골 가는 길》 《무너미마을 느티나무 아래서》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가 있습니다. 

    그린이 김환영

    1959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서양화와 만화,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지금은 경기도 가평에서 어린이책에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당을 나온 암탉》 《나비를 잡는 아버지》 《종이밥》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해를 삼킨 아이들》 《신통방통 도깨비》 《호랑이와 곶감》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글쓴이의 말

    어리석은 사람은 훌륭한 글을 읽어도 깨닫는 것이 없지만 총명한 사람은 보잘것없는 책을 읽어도 큰 가르침을 얻는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바로 보는 흐리지 않는 눈을 가지게 되고, 참되게 살아가는 용기를 얻게 되고, 자기의 삶을 발견한 기쁨을 누리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여 적이 되는 일을 그만두고, 모두가 손잡고 서로 도와 가면서 즐겁게 살아갈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크나큰 문제를 푸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면, 그런 슬기로운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다행일까요?
    글을 못 쓰면서 욕심만을 부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어린이 여러분이 하늘나라에 갈 특별 여권을 얻어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차례

    작가의 말

    버찌가 익을 무렵
    종달새 우는 아침
    가을바람이 실어 온 편지
    수만이의 병
    글짓기 시간
    밤중의 교실
    현수의 나팔
    동시 학교

    한낮에 일어났던 일

    첫날


    작품 해설

    책 속에서

    붕, 붕, 부붕붕……
    현수가 다섯 번째 나팔을 힘차게 불었을 때는 대포와 탱크 같은 것들이 삐그덕삐그덕 소리를 내면서 굴러 와 쌓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소리를 치면서 만세를 불렀고, 대포와 탱크의 수는 너무나 많아 셀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산더미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이 세상에 이렇게 놓은 산이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탱크와 대포들의 줄이 어지간히 다 끊어졌을 때, 현수는 또 한 번 나팔을 불었습니다. 여섯 번째 나팔입니다. 이번에는 까맣게 쳐다보이는 쇠붙이의 산꼭대기에서 한 줄기 연기가 터질 듯 솟아오르더니, 활활활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린이들은 물 끓듯이 야단치며 좋아했습니다. 토끼같이 뛰며 만세를 불렀습니다.
    이윽고 쇠붙이의 산더미가 다 녹고, 온 하늘을 사를 듯하던 불꽃이 수그러지더니, 그 속에서 굉장히 커다란 종이 나타났습니다. 아마 그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릴 듯한 종입니다. 이렇게 큰 종이, 사발같이 커다란 별들이 온 하늘에 떠서 낮과 같이 밝은 하늘에 뎅겅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현수는 마지막 일곱 번째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러자, 그 커다란 종이 아무도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울었습니다.
    우우어엉……
    이렇게 웅장한 소리는 이 세상이 생기고 처음입니다. 이 종소리는 먼 별나라에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온 하늘의 별들이 한층 더 밝은 빛을 내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별들에서는 참으로 아름다운 음악이 화답해 울려왔습니다.
    -〈현수의 나팔〉 중에서. 95∼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