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안내

  •  
    작성일 : 2012-08-17 19:28
    어린이 학교를 진행했던 원주에 사는 윤숙영입니다.
     글쓴이 : 주순영
    조회 : 4,682  
    안녕하세요. 여름연수 어린이 학교를 진행했던 원주에 사는 윤숙영입니다. 지금은 주순영쌤 아이디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어린이 학교를 진행하며 제가 느낀 후기와 사진 찍은 아이들의 모습을 올리려구요. ;;^0^;; 2박 3일이라는 시간이 흐를까 했는데 이제는 추억하는 시간이네요. 저라는 사람이 원래 부터는 모험심과 예측불허의 충동적인 면이 많았는데 언제부터 좀 변했습니다. 그 변화는 기왕이면 안전성이 보장되고 예측 가능한 틀을 편안하게 여겨서 벗어나길 싫어하게 된 것이죠. 이러던 제가 그간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속에서 저의 새로운 모습도 보았네요. 그 시간 동안 저는 아이였다가 또 어른으로 돌아 왔다가를 반복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과 통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쌤이었다가 덜컥 겁먹은 아이였다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다가 또 즐기다가 도전도 하다가.......ㅎㅎㅎ. 5세부터 초등 5학년까지 생김새도, 성격도, 개성도 다양했던 울 친구들의 얼굴표정이 영화필름 처럼 지나가네요.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예상 참가인원을 예닐곱 명 정도로 듣고 갔다가 두 배가 넘는 참가자 숫자에 깜놀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첫 시간 부터 꽈당~ 좌절 모드였습니다. 첫 만남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래서 서로 알고 친해지는 시간이 목적이었는데 아이들이 자기소개가 하기 싫다고 그러네요. 저는 순간, 잠시 멍~ 해졌습니다. 당황도 잠시~ '뭐,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요구대로 하자'라고 맘 먹고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었구요, 그러자 그 시간은 고스란히 잘 채워졌습니다. 아이들은 끌리는 놀이 과정과 분위기에 따라 얼굴을 익혔고, 성격도 파악하고, 이름도 부르게 되고 또, 이름이 아니면 특징에 따라 즉흥 별칭도 만들고 아주 에너지 넘치는 역동으로 순간 순간 변화무쌍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힘인가 봅니다. 저는 낯선 공간과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쭈뼛거리기도 하고, 어색함을 들키기 창피해 애써 괜찮은척 하느라 기운을 빼곤 했는데 아이들은 정말 아무것도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귀를 열고 들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공부도 아닌데 제가 아이들에게 ~~해야만 해!라는 소리를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준비한 걸 내 놓고 아이들이 '재미없어요' 하면 저는 '그래? 너희가 원하는거 말해보자, 어떤거 원해?' 그러면 되는 것이였습니다. 둘 째날, 아이들의 간식을 향한 깨알같은 간절한 요구인 간식투쟁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준다고 약속한지가 언제인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 가고 제 때 간식이 도착하지 않자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여기저기 다니며 '간식을 달라! 간식을 달라!라고 외치던 모습과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 풉~하고 웃음이 터집니다. ㅎㅎㅎ 이렇게 쓰고 보니 제가 엄청 잘 한 것 처럼 그래서 은근히 자랑하는 것처럼 읽혀질 것 같네요. 마치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아이들이랑 노는거 어렵지 않아요. 참 쉽줘~~잉? !!!"하는거 같지만 (위선까지는 아니겠지요?(^_*)) 제 표정을 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제가 얼마나 멘붕상태에다가 체력이 바닥이었는지 ㅠ_ㅠ 특히, 이주영 선생님이 물놀이를 함께 다녀와 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엄청 체력적으로 놀게하여 밤이 되면 기냥 팍!!! 지치게 하여 일찍 재우는 것이 목적이었던 물놀이 계획은 솔직히 제가 지쳐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잘 노는데 너무 너무 잘 노는데 저는 얘들아~ 얘들아~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는게 다였습니다. 제가 대체 수영복을 왜 챙겨 간 것일까요? 저도 아이들과 놀리라 마음먹었는데 현장의 돌바위도 위험해 보이고, 혹시 모를 물이끼에 미끄러 지지 않을까 걱정이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그 것도 걱정이고 아무튼, 아이들이 다칠까봐 눈도 못떼고, 가슴은 조마조마 하고, 간은 콩알만 해 지고 악만 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물놀이 가며 무릎을 다친 서람이, 물놀이 후 입술이 파래지며 추워서 바들바들 떨던 하온이랑 마지막날 벌에 쏘였던 해람이와 엄마를 찾고 울던 건희를 보며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제탓을 많이 했습니다. 애들아? 이젠 괜찮니? 흠, 흠 쓰고 보니 두서가 없는 후기가 되어 버렸군요. 그래도 뭐 제가 뽐내는 글쓰기가 아니니 생각 나는 대로 쓰고 갑니다. 그리고 순간 순간 도움 주신 이주영선생님, 간식보급 투쟁과 제가 잠깐이라도 비운 틈을 잘 메워주신 이광우선생님, 그리고 풍등 날릴 때 운전과 도움 주신 보리출판사 신입(?)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건강과 행복이 여러분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

    장미영 12-08-17 21:29
     
      애쓰시던 선생님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혜주도 정말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오는 길에 다음 연수는 언제하냐고 묻던대요...^^ 겨울에 할 거라고 했더니 가을 연수는 왜 없냐고...ㅋㅋ
    주순영 12-08-18 13:38
     
      아, 윤숙영 샘의 생생한 후기글, 봤다. 아그들만 잘 보는 줄 알았더니 글도 잘 쓰네. 글쓰기 회원 안 하실라우?
    이광우 12-08-23 09:37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이 고맙습니다. 글쓰기연수 때 어린이학교를 이렇게 알차게 운영해 본 게 있었나 싶었습니다. 선생님의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사흘동안 잘 지내다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순영 12-08-30 15:51
     
      다들 칭찬 해 주시니 어께가 으쓱~ 입이 귀밑에 걸려 내려 오지 않아요. 히~~ (^__^) 그런데 아그들이 사진 속에선 완전 피곤에 쩔은 표정이고 무표정에 ~~넘 피곤해서겠죠??
    박남희 12-08-31 14:04
     
      민석, 려헌이 엄마입니다. 선생님 덕에 제가 연수 잘 받았습니다. 낯가림이 많은 저희 애들이 어린이 학교에 그렇게나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민석이는 여름연수 다녀온 후 김치를 잘 먹게 되었답니다. ㅋㅋㅋ 정말 고맙습니다. 겨울 연수 때도 회원으로 뵈면 정말 좋을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