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5-08-07 22:47
글쓴이 :
임영택
조회 : 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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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연수 때 제가 제 듯과는 달리 크나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노래 배우는 꼭지를 맡아놓고 제대로 그 일을 책임지지 못했으니 말이지요. 사실 변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주영 선생님 말대로 내가 원래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지요. 또 글쓰기 회원으로 햇수만 채웠지 크게 한 일이 없다 싶습니다. 지난 토요일 정말 나에게는 악몽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서너 시간을 제자리에서만 빙글빙글 돌다보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방향 감각도 잃고, 위치 감각도 잃고, 심지어는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마저도 나질 않더이다. 금방 들은 이야기도 금방 잊고, 아무 생각을 할 수 없는 지경이고 보니 앞뒤 사정 가리지 않고 그냥 집으로 내려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요. 우리 글쓰기회에 큰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 했습니다. 이주영 선생님의 성난 전화를 받고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무슨 일을 그렇게 처리하느냐?"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냐?" 따위의 성난 질타를 받고 내가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는 이주영 선생님의 태도를 차 안에서 내내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요. 일을 맡아 준비하고 운영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큰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내가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세상에 나서 40여년을 살아오면서 그런 심한 말을 처음 들어 본 터라 제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컸습니다. 이주영 선생님을 탓하지 않습니다. 제 잘못이니까. 그러면서 그 동안 나는 글쓰기 회원으로서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에 이르니 별로 한 것이 없더군요. 그저 회원으로 이름만 올려 놓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글쓰기 교육 한 번 한 적이 없다 싶은 게 저는 회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있어 글쓰기회가 발전을 더디하는 가 봅니다.
무엇보다도 죄송스러운 것은 그 동안 자격도 없는 회원을 보듬어 주고, 아껴주신 많은 회원들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래에 올려 놓았던 악보자료도 제 임의로 삭제하였습니다. 제가 옹졸한 지 모르겠습니다만, 꼭 이번 일 때문만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사실 16년이라는 오랜 기간 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던 모임을 떠난다고 결정하기 까지 무척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존경하는 회원들께서는 한창 연수 중인데 말이지요. 모조록 언제나 참교육의 길에 앞장서는 회원 여러분이길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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