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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5-08-19 01:11
    이오덕 선생님 2주기를 맞아
     글쓴이 : 이주영
    조회 : 6,362  
           
    내가 감나무 밑에 갈 때마다
    감나무 위에서 찌찌 찌찌 하고
    날아다니는 새
    길택 선생은 그 새가 되어 날아온 것
    아닌가요?
    그래서
    나는 아직 이승에 있으니
    땅에서 홍시 주워 먹고
    당신은 저승에서 새가 되어
    나무에 앉아 홍시를 쪼아 먹고,
    그러다가 어제는 사북으로 잠깐 날아가서
    옛날 친구들 만나고 왔을 테지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나와 같이
    홍시를 먹었겠지요.
    어쩌면 오늘 아침 내가 먹었던
    그 반쪽 홍시,
    유난히 빠알갛던 그 홍시,
    그 반쪽은 당신이 먼저 먹었던 것 아닌가요.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 믿어요.
    아, 임 선생!(고든박골 가는길 141-142쪽)

      2001년, 이승에 계실 때 임길택 선생을 그리면 쓴 시입니다.
      2005년 8월 25일, 선생님이 '빛과 노래에 실려' 새처럼 훨훨 이승으로 가신지 2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이승에서 계시는 선생님을 그립습니다. 혹시 임선생님과 함께 새가 되어, 벌이 되어, 매미가 되어 무너미 골짜기서 노시는 게 아닐까요?
      글쓰기 회원 가운데서 2주기를 맞아 무너미 무덤에 다녀가실 회원은 8월 25일 2시에 맞춰 오시면 좋겠습니다. 바쁘시면 먼저 훠이훠이 다녀가셔도 좋구요. 못 오시더라도 어디에 계시더라도 2시에 1분 동안 선생님 생각을 다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